협동과 연대

협동과 연대

Posted in 나눔소식 and tagged ,

사회적 경제, 즉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사회적 금융에 대한 사회적 관심, 특히 학자들, 대학들의 관심이 날로 넓어져가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 두 개 대학만이 열성을 보였고 전문 연구자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는데 전국의 많은 대학들이 과정을 개설하고 연구자와 교수들이 앞다투어 전문가로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관심을 보였던 성공회 대학과 한신 대학은 물론이고 연대, 고대, 성대, 한양대, 인천대, 카이스트, 이대, 숙대, 그리고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의 전국의 많은 대학들이 속속 과정을 개설하거나 준비를 하고 있고 작년부터는 서울대학교까지 가세했습니다. 사회적 경제 전공 교수 채용 공고가 나고 있고 특수 과정이나 대학원생 모집 광고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학생좀 보내달라는 요청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대학뿐만 아닙니다. 수많은 컨설팅 기관과 연구소들도 활동 중에 있거나 생겨나고 있고 전문 교육 기관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 단체들도 수 많은 교육과정과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에 있고 전담 국이나 과를 설치하고 지원센터도 속속 설립하고 있습니다.
관련 미디어 매체들도 다양한 형태로 생겨나고 있고 몇몇 매체는 빠르게 성장 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하고 운영하는 사람들보다 그 주변 사람들, 또는 관계자들, 교수, 연구자, 컨설턴트, 지원 기관 실무자들, 전문가로 자처하며 활동 하는 사람들, 담당 공무원 숫자가 더 많아질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려옵니다.

좋은 일입니다. 그만큼 사회적 경제의 가능성, 잠재력이 높이 평가 받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같이 생각해야 할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첫째로, 사회적 경제는 철저하게 ‘실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디얼(Ideal)한 이론이나 이념만을 다루는 분야가 아닙니다. 대단히 프랙티컬(Practical)한 분야이고 ‘실사구시’적인 태도와 실천을 요구하는 분야입니다.
협동조합을 하거나 사회적 기업을 한다는 것은 시민단체나 연구소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실물경제에 참여해서 실물경제의 일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고상하게 이런 저런 이론과 사상으로 설명 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구체적으로는, 직접적으로는 물건을 사고파는 장사를 하는 것입니다. 조금 다른 목표와 동기를 가지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을 조직하고, 조금 다른 방식의 경제 행위와 과정을 조직하는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아주 냉엄한 시장 바닥에서 생존과 재생산을 위해 이익을 남겨야 하는 장사를 하는 것입니다.
(말은 쉬워도 구멍가게 하나 운영하는 것, 작은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을 팔아서 이익을 남기는 것, 작은 집 한 채 짓는 것, 그래서 좋은 일도 하고 여러 사람 일자리도 만들어 내는 것, 이 모든 일이 얼마나 피를 말리고 뼈를 깎아내는 일인지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은 실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사회적 경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경제라는 말 앞에 붙어 있는 ‘사회적’이라는 의미에 부합하는 이론과 이념, 사상, 정신적 동기와 목표(사회적 가치)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감각과 실물을 운용 할 수 있는 기술(Technic, Skill)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사회적 경제가 벌어지고 있는 장은 가상의 공간, 또는 같은 뜻과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만이 살아가는 ‘우리들 세상’이 아니라 자본주의, 그중에서도 가장 불공정하고 천박하다고 평가 받는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시장입니다. 이미 작동하고 있는 시장,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법과 제도, 관행을 뛰어넘어서, 또는 일정 정도 섞이지 않고 우리들만의 시장을 만들어 낸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것은 어떤 말로 설명해도 지금의 우리 현실에서는 공염불이며, 무책임한 일이고 유토피아적 주장일 뿐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회적 경제 조직도 일정 정도는, 아니 상당 부분은 기존의 질서와 경쟁도 하지만 섞이면서 발전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기존의 시장질서에 투항하듯이 편입되고 싶어 한다거나 의존, 아니 기생해서 영원히 가겠다는 기업(인)은 없을 것입니다. 모든 사회적 경제 조직, 기업들은 나름대로의 시장 질서를 만들어내기 위해 부단히 투쟁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실물 경제 활동이라는 특성상 현실, 지금/여기에서 출발 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 번째로, 그래서 ‘대안이냐 보완이냐’는 논쟁이 벌어집니다.
사람중심의 사회, 경제를 꿈꾸며 인간의 영혼마저 상품화 시켜버리는 기존의 자본주의 질서를 극복해야 한다는 데에는 일치하지만 사회적 경제의 정체성(경제 조직인 기업이냐, 사회운동 조직이냐, 사회적인 것을 우선하느냐 경제를 우선하느냐)을 어떻게 규정하느냐, 어떤 경로로 발전해나가야 하느냐를 놓고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각자 자신의 관점에서 사회적 경제를 판단하고 규정하다보니 천차만별입니다.

다섯 번째, 저는 사회적 경제는 ‘대안이면서 보완’이라는 생각입니다. 상품 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며, 더 많은 이익을 놓고 벌이는 극한의 경쟁보다는 공생과 협동에 더욱 더 큰 가치를 두고 있고, 자본주의 역시 인류역사에서 새로운, 300년 남짓한 신상품이듯이 우리하기 나름으로 얼마든지 새로운 사회, 경제 체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관점에서는 대안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내는 일은 공중에서 할 수 도 없고, 훌륭한 이론을 빌려와서 머릿속으로 아무리 멋진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철저하게 지금, 여기에서 섞이고 투쟁하면서 조금씩이라도 교정해나갈 때 새로운 경제, 새로운 사회는 가능할 것입니다. 현재가 과거의 축적이듯이 미래도 현재의 축적일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사회적 경제는 ‘보완’이기도합니다.

여섯 번째,
사회적 경제가 시장바닥에서 일어나는 실물을 다루는 경제활동이라 하더라도 ‘사회적’이라는 말에 담겨있는 의미와 목표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적인 사회, 인간 중심의 경제 실현이라는 목표와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없이는 그저 포장만 조금 다른 값싼 장사치에 불과하겠지요. 새로운 사회를 향한 이론과, 이념, 사상이라는 정신적 가치가 담겨있지 않은 사회적 경제는 어떤 식으로 포장을 해도 그 자체로 형용모순이며, 실현 가능하지 않고, 조금 심하게 말하면 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적 경제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든, 실물로서 가능성과 희망의 증거를 보여주어야 할뿐 아니라 정신적 가치, 이루고자 하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이론, 이념, 사상을 또한 명확하게 제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시장 바닥에서 기업을 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사회를 위한 그림도 그려가야 하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이겠습니까? 이런 일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연구소든, 대학이든 간에 혼자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일이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서로 협업, 협력, 연대해야합니다. 각자의 주장을 치열하게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조금 다른 차이를 틀렸다고 규정하는 것이 자신이 옳다는 것을 확증해주거나 돋보이게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실물과 실물, 이론과 이론, 실물과 이론이 협력해야 하고 다양한 이념/사상들이, 방법론들이 서로 협동해야합니다. 서로를 해하는 비난과 서로를 성장시키는 비판적 성찰은 다르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자칫 대아보다는 소아가 작동해서 훌륭한 생각과 글이, 실천이 상대방에 대한 비난으로 비추어지기도 합니다.

모쪼록 사회적 경제에 대한 백가제방의 시대가 곧 올 것 같은 조짐이 있는 이때에 사회적 경제에 종사하거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모든 분들이 사회적 경제의 기본적 가치이자 목표인 협동과 연대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더 새겨주셔서 사회적 경제가 비뚤어진 경제와 사회를 정상화 시켜나가는 보완재로서, 새로운 사회/경제 질서를 만들어 내는 대안으로서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기를 바랍니다.

   

Please enter the user profession. E.g. Web designer, CEO. | Please enter the user profession. E.g. Web designer, CEO. | Please enter the user profession. E.g. Web designer, CEO.        

주소검색

시도
시군구
상세주소
검색

검색방법: 시/도 및 시/군/구 선택 후 동(읍/면) + 지번 입력(선택)
예) 역삼동 123 → ‘서울시’ ‘강남구’ 선택 후 역삼동 + 123

  • 지번 주소가 검색되지 않는 경우는 행정안전부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 (http://www.juso.go.kr) 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아래의 주소 중에서 해당하는 주소를 선택해 주세요.

우편번호 주소 선택
시도
시군구
상세주소
검색

검색방법: 시/도 및 시/군/구 선택 후 도로명 + 건물번호 입력(선택)
예) 테헤란로 123 → ‘서울시’ ‘강남구’ 선택 후 테헤란로 + 123

  • 지번 주소가 검색되지 않는 경우는 행정안전부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 (http://www.juso.go.kr) 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아래의 주소 중에서 해당하는 주소를 선택해 주세요.

우편번호 주소 선택